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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10) [강레오의 식재탐험] 셰프의 밭엔 멜론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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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9.07.10 14:28
- 조회 10,9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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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의 식재탐험] 셰프의 밭엔 멜론이 ‘주렁주렁’
입력 : 2019-07-10 00:00 수정 : 2019-07-10 23:55
강레오의 식재탐험 (9)멜론
전남 곡성서 비닐하우스 빌려 멜론농사 도전…최근 수확
주로 생과일이나 빙수로 먹지만 와인·짭짤한 생햄 곁들여 즐길 수도
생치즈·생햄 올려 만든 멜론 샐러드 우리밀로 만든 빵과 먹으니 ‘별미’
요리사로 일하면서 식재료를 찾아 농촌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다. 그중 멜론 재배로 유명한 전남 곡성과의 인연은 특별했고 최근에는 곡성 멜론 홍보와 가공품 개발에도 참여하게 됐다. 급기야 올해는 곡성에 밭을 얻어 직접 멜론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요리사라는 직함에 농부라는 직함까지 얹게 된 것이다.
물론 완전 초보농부인 필자 혼자 멜론농사를 지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보고 들은 풍월만으로도 멜론농사에 얼마나 세심한 주의와 고급기술이 필요한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다행히 주변의 ‘농사 달인들’이 기꺼이 도와주기로 했고, 올봄인 3월 비닐하우스 2개 동을 빌려 농사를 시작했다.
전남 곡성에서 비닐하우스 2개동을 빌려 멜론농사에 도전한 강레오 셰프(오른쪽). 사진=김덕영 기자
누가 그랬다. 농사의 시작은 풀베기라고. 필자도 다르지 않았다. 비닐하우스 가장자리에 무성한 잡풀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멜론농사를 시작했다. 이웃에서 트랙터를 빌려 직접 로터리도 쳤다. 로터리작업은 땅을 부드럽고 폭신한, 카스텔라빵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관리기로 고랑도 팠다. 물 공급이 원활하도록 점적관수를 연결하고, 멀칭작업을 하고, 모종을 심고, 줄을 연결하고 …. 농사일은 끝없이 이어졌다.
두달여가 지나자 노란 꽃이 사방에서 피어났다. 그런데 꽃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다시 작업이다. 수정이 끝나고 착과가 되면 순지르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략 20개 중 18~19개를 꺾어버리는데, 남은 한개가 커서 2㎏가량 무게가 나가는 멜론이 되는 것이다. 진짜 싸움은 이때부터였다. 평균 당도 13~15브릭스(Brix)를 목표로 물조절에 심혈을 기울였다. 마지막에는 아예 물을 주지 않고 당도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렇게 110여일의 길다면 긴 여정 끝에 얼마 전 멜론을 수확했다.
멜론은 최근 들어 재배농가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박·참외와 함께 우리나라 여름과일의 대표주자가 됐다. 달콤하고 시원한 맛 때문에 무더운 여름날씨에 먹으면 딱 좋은 과일이다. 그 특유의 달콤함과 부드러움 때문에 몇년 전부터는 젊은층 사이에서 멜론빙수가 유행하기도 한다.
생치즈·생햄 곁들인 멜론 샐러드
우리에게는 최근에서야 익숙해진 과일이지만 유럽에서는 멜론이 흔한 과일이다. 다른 채소와 섞어 샐러드를 만들거나 곱게 갈아 차가운 수프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 돼지고기를 염장해 만든 생햄과 함께 많이 먹는데, 멜론의 단맛과 생햄의 짠맛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좋아 와인 안주로 인기가 높다. 이 조합을 어떻게 우리 방식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충북 영동의 와인과 곡성의 멜론, 그리고 돼지고기로 유명한 경북 예천에서 만든 생햄으로 삼합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생각난 김에 방금 수확한 멜론에 생치즈와 생햄을 올리고 우리밀로 만든 빵을 곁들인 멜론샐러드를 만들어 이웃 농부들과 나눠 먹었다. 멜론은 생과일로만 먹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먹으니 정말 맛있다며 모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멜론농사는 필자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혼자만의 농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리사의 농부 되기를 돕기 위해 ㈜곡성멜론 대표이사, 케이(K)멜론 공선회장, 농업컨설팅 전문가, 농업 마케팅 전문가 등 곡성의 내로라하는 멜론 전문가들이 함께해줬다. 농사 전문가들의 노하우에 요리사의 감성이 합해져 완성된 멜론이 탄생한 것이다. 이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는지 모 백화점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프리미엄 식품관에서 필자의 멜론을 꽤 비싼 값에 판매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다. 모두가 기뻐했다. 일본 시즈오카나 유바리 멜론 못지않은 멜론을 생산할 때까지 멜론농사를 계속 지어야겠다.
강레오 셰프는…
영국 런던에서 요리를 배운 셰프다. 서양요리 전문이지만 한국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에게 사사하기도 했다. 현재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이사,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글로벌외식계열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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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nongmin.com/plan/PLN/SRS/313270/view>
- [강레오의 식재탐험] 셰프의 밭엔 멜론이 ‘주렁주렁’ 농민신문 2019.07.10.